사실 예비 신랑과 저는 사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결혼을 준비중이예요. 최대한 허례허식은 빼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하자 라고 말하고 결혼준비를 시작했지요. 모든 혼수는 제외하고 결혼식 자체도 최소한의 인원을 초대해서 최대한 간략하게 준비중이예요. 결혼식도 사실 제가 아는 곳중에 가장 저렴한 곳으로 선택했고요, 웨딩드레스도 생략했고, 예단도 생략했고, 반지도 묵주반지로 대체했어요. 그런데 이런 모든 것들은 정말 돈이 아깝기도 하고 허무하게 느껴지고 의미 없게 느껴져서 합의하에 그렇게 진행하기로 한거구요. (둘이 잘사는게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혼집은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시작하기로 했어요. 결혼을 한다고 해서 새로운 찻잔, 새로운 냉장고,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구, 새로운 무엇인가가 꼭 필요한가 생각했거든요. 익숙한 공간에서 익숙한 사람과 익숙한 물건들과 함께 시작해야 사실 저는 진정한 결혼의 시작이 아닌가 싶어요. 살면서 차차, 필요에 따라 마련하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모든 것을 생략하고 간소화하고 절약하는 과정에서도 제가 포기할 수 없는게 침대였습니다. 하루 24시간 중에 적어도 6시간 이상을 지내는 공간인데, 이 공간만큼은 꼭 편안하고 포근하고 안정감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저는 익숙한 집이지만, 남자친구는 너무 새로운 공간일테니까요. 남자친구에게도 포근한 공간이었으면 싶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 경험상) 침대는 한번 사면 10년 정도는 쓰더라고요. 그렇게 10년을 쓸건데 침대만큼은 욕심을 부리자고 생각했지요. 강남에서 가장 큰 백화점에 갔습니다. 처음엔 가격을 보고 손이 후들후들 떨리더라고요. 이렇게 내가 사치를 해도 되나 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한번 누워본 사람이 그 맛을 아는 거죠. 도저히 이것 아니면 안되겠다 싶어 눈 꼭 감고 질러버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설치기사님 두분이 오셔서 설치해주고 가셨어요. (솔직히 사진도 올리고 싶어서.... 제가 사진도 찍어놓았는데 제 컴퓨터 사양이 안좋은지 사진이 안올라가네요.. 너무 안타까워요) 그리고 그 침대에 누워보니 너무 감격스럽더라고요. 나도 이런 침대에서 누워볼 수 있구나. 이런 좋은 침대가 있었구나. 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고요, 그런 느낌으로 한 10분정도 있으니 제가 자고 있더라고요. ㅎㅎㅎㅎ 그러고 한번 자고 일어나서 놀란점은, 진짜. 따. 뜻. 하. 다. 입니다. 저희 집이 조금 서늘하게 지내는 편이거든요. 겨울에도 시내온도로 17-18도 정도로 유지하고 사는 집인데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에는 너무 더워서 이불을 걷어찰 정도로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자고 일어나서 제가 보일러를 켜고 잤는지 다시한번 확인할 정도로 말이죠. 잠을 잘 잔것은 두말할 것도 없는데 이런 보온효과까지 있다니.. 누워본 사람만 알겁니다. 아, 오늘도 침대에 누워서 잘 생각 하니까. 너무 생복해요. 그리고 이런 공간을 예비 신랑에게도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말이 길었네요. 제가 이런 비싼침대는 처음이라... 촌스러워서 그런가봐요. 그러면 이 세상에 많은 분들에게도 포근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후기는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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